매달 10만 원씩 넣는 적금과, 매년 5%씩 불어나는 예금은 자라는 방식이 달라요. 앞은 일정하게 더해지고(등차), 뒤는 일정하게 곱해져요(등비). 처음 몇 년은 비슷해 보이지만 30년 뒤에는 완전히 다른 그래프가 되죠. 피아노 건반의 주파수, 세균의 증식, 계단의 높이, 달력의 날짜까지 세상의 "규칙적인 나열"은 거의 이 두 가지예요. 이 단원은 그 두 나열을 $n$번째 항과 첫 항부터 $n$항까지의 합으로 계산하는 단원이에요.
어린 가우스가 "1부터 100까지 더하라"는 과제를 몇 초 만에 풀었다는 일화가 있어요. $1+100$, $2+99$, … 짝을 지으면 $101$이 50쌍이니까 $5050$. 일화의 진위는 확실하지 않지만, 이 "뒤집어 더하기"가 등차수열의 합 공식 그 자체예요. 가우스는 훗날 "수학의 왕자"로 불리며 정수론·통계·전자기학까지 바꿔 놓았어요.
➕ 등차수열 — 일정하게 더한다
첫째항 $a$와 공차 $d$를 움직여 보세요. 항이 어떻게 자라는지, $n$번째 항이 왜 $a+(n-1)d$인지 카드에서 보여요.
첫째항 $a$2
공차 $d$3
✅ 일반항
$$a_n=a+(n-1)d$$ "$n$번째 항 = 첫째항에서 $(n-1)$번 $d$만큼 움직인 것". 그래프로 그리면 기울기 $d$인 직선 위의 점들이에요.
🔑 등차중항
연속한 세 항 $a, b, c$가 등차수열이면 가운데 항은 양옆의 평균: $b=\dfrac{a+c}2$. "일정하게 더한다"에서 바로 나와요.
등차수열에서 $a_3=7$, $a_7=19$ 일 때 $a_{10}$은?
1$a_7-a_3=4d=12$ → $d=3$.
→ 3번째에서 7번째까지 4번 움직였다.
2$a_3=a+2d=7$ → $a=1$.
3$a_{10}=a+9d=1+27=28$ (또는 $a_7+3d=19+9$).
$a_{10}=28$
⚠️ 흔한 실수
$a_n=a+nd$로 쓰는 것. 첫째항은 $0$번 움직인 것이므로 $(n-1)d$. 확인: $n=1$을 넣으면 $a_1=a$가 나와야 해요.
↔️ 같은 거리로 떨어진 두 항의 합
등차중항은 연속한 세 항에만 쓰는 것이 아니다. 번호가 가운데 항에서 같은 거리로 떨어진 두 항이면 언제나 성립한다. $$a_{m-i}+a_{m+i}=2a_m$$ 예 — $a_3+a_7=30$ 이면 3과 7의 가운데는 5이므로 $2a_5=30$, 즉 $a_5=15$. 첫째항도 공차도 모르는데 항 하나가 곧바로 나온다. 왜 그런가 — $a_{m-i}=a_m-id$, $a_{m+i}=a_m+id$ 이므로 더하면 $id$ 가 서로 지워진다. 같은 이유로 $a_1+a_9=a_2+a_8=\cdots=2a_5$ 다. 조건이 모자라 보일 때 가장 먼저 꺼낼 도구이고, 합 공식 $S_n=\dfrac{n(a_1+a_n)}2$ 도 이 성질의 다른 얼굴이다.
✖️ 등비수열 — 일정하게 곱한다
첫째항 $a$와 공비 $r$을 움직여 보세요. 공비가 1보다 크면 폭발하고, 0과 1 사이면 0으로 다가가고, 음수면 부호가 번갈아요.
연속한 세 항 $a, b, c$가 등비수열이면 $b^2=ac$ (가운데 항의 제곱 = 양옆의 곱). $b=\pm\sqrt{ac}$ 두 개일 수 있어요.
등비수열에서 $a_2=6$, $a_5=48$ 일 때 첫째항과 공비는?
1$\dfrac{a_5}{a_2}=r^3=\dfrac{48}{6}=8$ → $r=2$.
→ 2번째에서 5번째까지 3번 곱했다.
2$a_2=ar=6$ → $a=3$.
$a=3,\ r=2$ (수열: $3, 6, 12, 24, 48,\dots$)
⚠️ 흔한 실수
공비가 음수일 때 $r^3=-8$이면 $r=-2$ 하나뿐이지만, $r^2=4$이면 $r=\pm2$ 두 개예요. 짝수 제곱에서 나온 공비는 부호를 둘 다 확인.
🔗 합과 곱을 알면 두 수가 정해진다
등비중항 $b^2=ac$ 는 곱을 알려 준다. 여기에 합 하나만 더 있으면 두 수가 정해진다. 합이 $p$, 곱이 $q$ 인 두 수는 이차방정식 $$t^2-pt+q=0$$ 의 두 근이다(공통수학1의 근과 계수의 관계). 예 — 세 수 $a,\ b,\ c$ 가 등비수열이고 $a+c=20$, $b=8$ 이면 ① 등비중항: $ac=b^2=64$ ② 합 20·곱 64 → $t^2-20t+64=0$ ③ $(t-4)(t-16)=0$ → 4 와 16 확인: 4, 8, 16 은 공비가 2 인 등비수열이다. ⚠️ 곱만 맞는 짝(2와 32처럼)을 골라 놓고 합을 확인하지 않는 것이 이 유형의 실점 지점이다. 두 조건을 다 쓰려면 이차방정식으로 가는 것이 가장 빠르다.
🧮 합 공식 — 외우지 말고 만들기
등차수열의 합 — 뒤집어 더하기
$1+2+\cdots+n$을 막대로 쌓으면 계단이에요. 같은 계단을 뒤집어 얹으면 직사각형이 되고, 그 넓이는 $n\times(1+n)$. 우리가 원하는 건 그 절반이에요.
$n$8
✅ 등차수열의 합
$$S_n=\frac{n(a_1+a_n)}{2}=\frac{n\{2a+(n-1)d\}}{2}$$ "(첫째항 + 끝항) × 개수 ÷ 2". 끝항을 알면 앞 식, 공차를 알면 뒤 식.
첫째항 $2$, 공차 $3$인 등차수열의 첫째항부터 제$10$항까지의 합은?
1$a_{10}=2+9\cdot3=29$.
2$S_{10}=\dfrac{10(2+29)}{2}=5\cdot31=155$.
$155$
등비수열의 합 — $rS$에서 $S$를 빼면 가운데가 사라진다
$S=a+ar+ar^2+\cdots+ar^{n-1}$에 $r$을 곱하면 항이 한 칸씩 밀려요. 두 식을 빼면 가운데가 전부 지워지고 양 끝만 남아요.
✅ 등비수열의 합 ($r\ne1$)
$$S_n=\frac{a(r^n-1)}{r-1}=\frac{a(1-r^n)}{1-r}$$ $r=1$이면 모든 항이 같으니 $S_n=na$.
단리는 등차수열($100+5n$), 복리는 등비수열($100\times1.05^n$). 처음엔 비슷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등비가 압도해요. 이것이 "복리의 마법"이고, 대출이라면 "복리의 공포"예요.
🔢 항의 개수와, 합이 가장 커지는 지점
① 항의 개수 — 첫항 $a$, 공차 $d$ 인 등차수열에서 끝항이 $l$ 일 때 $$n=\frac{l-a}{d}+1$$ 마지막 +1 을 빠뜨리는 것이 가장 흔한 실수다. 예 — $1+4+7+\cdots+97$ 은 $\frac{97-1}3+1=33$ 개이므로 $S=\frac{33(1+97)}2=1617$.
② 합이 최대가 되는 n — 공차가 음수이면 항이 언젠가 음수로 바뀐다. 양수인 항까지만 더할 때 합이 가장 크다. 예 — $a_1=30$, $d=-4$ 이면 $a_n=34-4n\gt0$ 에서 $n\lt8.5$, 즉 제8항까지가 양수. $S_8=128$ 이 최대이고 $S_9=126$ 으로 다시 줄어든다. ⚠️ $a_n=0$ 이 되는 항이 있으면 그 항을 넣어도 합이 같으므로 답이 둘이다. 공차가 양수인데 첫항이 음수라면 반대로 최소가 되는 지점을 같은 방법으로 찾는다.
🧱 같은 개수씩 끊으면 다시 등차수열
등차수열을 같은 개수씩 끊어 각 덩어리의 합을 보면, 그 합들이 다시 등차수열을 이룬다. $$S_{10},\quad S_{20}-S_{10},\quad S_{30}-S_{20},\ \cdots$$ 왜 그런가 — 뒤 덩어리의 각 항은 앞 덩어리의 대응하는 항보다 $10d$ 만큼 크다. 항이 10개이므로 덩어리의 합은 $100d$ 씩 커진다. 예 — $S_{10}=100$, $S_{20}=300$ 이면 첫 덩어리 100, 둘째 덩어리 200 이므로 셋째 덩어리는 300. 따라서 $S_{30}=100+200+300=600$. 첫째항과 공차를 구하지 않고도 답이 나온다(실제로 구하면 $d=1$, $a_1=5.5$ 로 지저분하다). ⚠️ $S_{20}$ 은 첫째항부터 제20항까지의 합이다. 제11항부터의 합으로 읽으면 덩어리가 통째로 어긋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