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단원 · 문학 — 옛노래 감상하기

🌙 제망매가 & 속미인곡

1,200년 전의 슬픔과 400년 전의 그리움 — 옛노래가 지금도 읽히는 이유

📋 왜 이 옛노래들을 읽나

💥 1,200년을 건너온 문장
"어느 가을 이른 바람에, 여기저기 떨어질 잎처럼" — 신라의 승려가 죽은 누이를 두고 쓴 이 구절은 지금 읽어도 그대로 아프다. 옛노래를 배우는 건 옛날 말을 외우는 게 아니라, 사람의 감정이 시대를 건너는 방식을 보는 일이다.
🖋️
두 노래, 두 마음
제망매가(월명사)는 죽은 누이를 향한 슬픔과 그 극복, 속미인곡(정철)은 임금을 향한 그리움을 여인의 사랑 노래에 실은 작품이다. 하나는 신라 향가, 하나는 조선 가사 — 갈래도 시대도 다르지만 둘 다 '보고 싶은 사람에게 닿지 못하는 마음'을 노래한다.
⚠️ 시험은 교과서가 기준
고전 시가는 해독·현대어 풀이가 책마다 조금씩 다르다. 이 앱은 널리 통용되는 풀이를 실었지만, 학교 시험은 미래엔 교과서의 표기·해석이 기준이다 — 교과서와 다른 부분이 보이면 교과서 쪽으로 기억할 것.

🌙 제망매가 (祭亡妹歌) — 월명사

신라 경덕왕 때의 승려 월명사가 죽은 누이의 재(불교식 제사)를 올리며 부른 10구체 향가. 『삼국유사』에 실려 전한다. 행을 누르면 풀이가 열린다.

👀 원문이 한자인 이유
훈민정음(1443 창제)이 나오기 700년 전 노래다. 우리말을 적을 글자가 없어 한자의 소리와 뜻을 빌려 우리말 어순대로 적었다 — 이 표기법이 향찰이고, 향찰로 적힌 노래가 향가다.
각 행 아래의 회색 글씨는 한자를 소리로만 읽은 것(음독)이다 — 읽어 보면 말이 안 된다. 향찰은 어떤 글자는 뜻으로(生死路의 路=길), 어떤 글자는 소리로(隱=은) 읽어야 우리말 문장이 되는 표기이기 때문이다. 이 감각이 향찰 문제의 핵심이다.
향찰 원문 (삼국유사)
현대어 풀이 (통용역)
✅ 구조 — 10구체 향가의 전형
1~4구 누이의 죽음 앞의 슬픔 → 5~8구 비유로 깊어지는 무상감(바람·잎·가지) → 9~10구(낙구) 감탄사 "아아"로 전환, 슬픔을 종교적으로 승화. 낙구 첫머리의 감탄사는 10구체 향가의 형식 표지로, 뒷날 시조 종장 첫머리의 감탄과 이어진다고 보기도 한다.
🎯 시험 포인트 — 비유 3종 세트
이른 바람 = 누이의 이른 죽음(요절) · 떨어질 잎 = 죽은 누이 · 한 가지 = 같은 부모. 셋을 짝으로 외우면 이 작품 문제의 절반이 풀린다. 나머지 절반은 낙구의 태도 전환(슬픔 → 재회의 다짐)이다.

🏞️ 속미인곡 (續美人曲) — 정철

조선 선조 때 정철이 관직에서 밀려나 전남 창평에 머물며 지은 가사. '사미인곡'의 속편이다. 두 여인의 대화로 짜인 전문이다(원문은 통용 표기 — 아래아 등 옛 글자는 현대 자모로 옮겼다). 행을 누르면 풀이가 열린다. 교과서에 실린 그대로의 옛글자 표기는 아래 "옛글자 그대로 읽기" 패널에서 볼 수 있다.

🔑 먼저 잡을 열쇠 — 이 노래는 '이중 구조'다
겉으로는 임과 이별한 여인의 노래, 속으로는 임금(선조)을 그리는 신하 정철의 노래다. 이렇게 임금을 향한 충성을 남녀의 사랑에 빗댄 노래를 충신연주지사(忠臣戀主之詞)라 한다. '미인(美人)'은 여기서 임금을 가리킨다.
원문 (통용 표기, 전문)
현대어 풀이
🈷 옛글자 그대로 읽기 — 교과서 표기 체험 (서사·결사)
📖 아래아(ㆍ) 읽는 법 3가지
① 첫 음절의 ㆍ는 대체로 ㅏ로: ᄎᆞᆯ하리→차라리, ᄒᆞ니→하니  ② 둘째 음절부터는 대체로 ㅡ로: 가ᄂᆞᆫ→가는  ③ ㆎ는 ㅐ로: ᄒᆡ→해, ᄇᆡᆨ→백, ᄉᆡ→새.
그리고 어두 자음군(단어 첫머리의 겹자음)은 된소리로: ᄠᅳᆮ→뜯(뜻), ᄡᆞ혀시니→싸혀시니(쌓였으니), ᄲᅮᆫ→뿐. 성조를 표시하던 방점은 생략했다.
옛글자 원문 — 서사
현대어
1뎨 가ᄂᆞᆫ 뎌 각시 본 듯도 ᄒᆞᆫ뎌이고
저기 가는 저 각시, 본 듯도 하구나
2텬샹 ᄇᆡᆨ옥경을 엇디ᄒᆞ야 니별ᄒᆞ고
천상 백옥경을 어찌하여 이별하고
3ᄒᆡ 다 뎌 져믄 날의 눌을 보라 가시ᄂᆞᆫ고
해 다 져 저문 날에 누구를 보러 가시는가
4어와 네여이고 이내 ᄉᆞ셜 드러 보오
아, 너로구나. 내 사정 이야기를 들어 보오
5내 얼굴 이 거동이 님 괴얌즉 ᄒᆞᆫ가마ᄂᆞᆫ
내 모습과 이 행동이 임에게 사랑받음 직한가마는
6엇딘디 날 보시고 네로다 녀기실ᄉᆡ
어쩐지 나를 보시고 너로구나 여기시기에
7나도 님을 미더 군ᄠᅳ디 젼혀 업서
나도 임을 믿어 딴생각이 전혀 없어
8이ᄅᆡ야 교ᄐᆡ야 어ᄌᆞ러이 구돗ᄯᅥᆫ디
아양이야 교태야 어지럽게 굴었던지
9반기시ᄂᆞᆫ ᄂᆞᆺ비치 녜와 엇디 다ᄅᆞ신고
반기시는 낯빛이 옛날과 어찌 다르신가
10누어 ᄉᆡᆼ각ᄒᆞ고 니러 안자 혜여ᄒᆞ니
누워 생각하고 일어나 앉아 헤아리니
11내 몸의 지은 죄 뫼ᄀᆞ티 ᄡᆞ혀시니
내 몸이 지은 죄가 산같이 쌓였으니
12하ᄂᆞᆯ히라 원망ᄒᆞ며 사ᄅᆞᆷ이라 허믈ᄒᆞ랴
하늘이라 원망하며 사람이라 탓하랴
13셜워 플텨 혜니 조믈의 타시로다
서러워 이리저리 헤아려 보니 조물주의 탓이로다
옛글자 원문 — 결사
현대어
1어와 허ᄉᆞ로다 이 님이 어ᄃᆡ 간고
아, 헛된 일이로다. 이 임이 어디 갔는가
2결의 니러 안자 창을 열고 ᄇᆞ라보니
잠결에 일어나 앉아 창을 열고 바라보니
3어엿븐 그림재 날 조ᄎᆞᆯ ᄲᅮᆫ이로다
가엾은 그림자만 나를 따를 뿐이로다
4ᄎᆞᆯ하리 싀여디여 낙월이나 되야이셔
차라리 죽어서 지는 달이나 되어서
5님 겨신 창 안ᄒᆡ 번드시 비최리라
임 계신 창 안에 환하게 비치리라
6각시님 ᄃᆞ리야 ᄏᆞ니와 구ᄌᆞᆫ 비나 되쇼셔
각시님, 달은커녕 궂은비나 되십시오
⚠️ 표시 안내
교과서의 속미인곡 원문은 이런 옛글자 표기로 실려 있다 — 시험 지문도 이 모습으로 나오니 눈에 익혀 두자. 옛글자는 기기·글꼴에 따라 낱자가 분리되어 보일 수 있다(PC 크롬·엣지 권장). 본사 부분 옛글자는 교과서 표기를 확인해 추가할 예정이다.
✅ 달 vs 궂은비 — 마지막 두 줄의 깊이
을녀가 "차라리 죽어 낙월(지는 달)이 되어 임의 창에 비추겠다" 하자, 갑녀가 "달은커녕 궂은비나 되소서"라 받는다. 달은 멀리서 바라보기만 하는 사랑, 궂은비는 임의 몸에 직접 닿는 사랑 — 갑녀의 한마디가 그리움을 한 단계 더 깊게 만들며 노래를 닫는다. 이 대비가 이 작품을 읽는 열쇠이자 시험의 단골이다.
🎯 시험 포인트 — 대화체의 역할
갑녀(묻고 위로하는 보조 인물)와 을녀(사연을 털어놓는 중심 화자)의 대화 형식은 혼자 말하는 것보다 사연을 자연스럽고 절실하게 끌어낸다. 김만중은 『서포만필』에서 정철의 가사를 높이 평가하며 그중에서도 속미인곡을 으뜸으로 쳤다 — 한자어에 기대지 않은 순우리말의 아름다움 때문이다.

📜 갈래의 흐름 — 향가에서 가사까지

두 노래 사이에는 800여 년이 있다. 그 사이 우리 시가가 어떻게 흘러왔는지 한 줄로 잡자.

갈래시대표기대표작
향가신라~고려 초향찰(한자 차자)제망매가, 서동요, 찬기파랑가
고려가요고려입에서 입으로 → 한글로 기록가시리, 청산별곡
시조고려 말~한글3장 6구의 정형시
가사조선한글상춘곡, 사미인곡, 속미인곡
✅ 가사(歌辭)란
3·4조 / 4·4조의 4음보 가락이 길이 제한 없이 이어지는 조선의 노래 갈래. 시조가 3장으로 꽉 짜인 정형시라면, 가사는 같은 가락을 타고 길게 풀어내는 형식이다 — 그래서 기행문·연모·전원생활 등 긴 사연을 담기 좋았다.

🏛️ 옛말의 흔적 — 3단원(변화하는 국어)과 연결

두 작품은 그 자체가 국어 변천사의 증거물이다.

① 훈민정음 이전 — 향찰 (제망매가)
우리말을 적을 글자가 없던 시대, 한자의 음(소리)과 훈(뜻)을 빌려 우리말을 적었다. 예: 원문 첫 행 生死路隱에서 生死路는 뜻(생사의 길), 隱은 소리를 빌려 조사 '은'을 적은 것이다 — 한 행 안에 뜻 빌리기와 소리 빌리기가 섞여 있다.
② 중세 국어의 모습 — 속미인곡의 표기
속미인곡 원문에는 지금은 사라진 글자와 소리가 살아 있다.
• ㆍ(아래아): 'ㅏ'도 'ㅡ'도 아닌 별도의 모음(소리는 'ㅏ'와 'ㅗ'의 중간쯤으로 추정). 소리가 사라지며 표기도 20세기 초에 폐지됐다. (이 앱의 원문이 '통용 표기'인 이유 — 아래아가 든 글자는 요즘 기기에서 깨지기 쉽다.)
• 구개음화 이전: 하늘 위 궁궐을 '텬샹(天上) 백옥경'으로 적었다 — '텬'이 '천'으로 바뀐 것이 구개음화다. '됴타→좋다'도 같은 변화.
• 두음 법칙 이전: '이별'을 '니별'로 적었다 — 첫머리 ㄴ이 그대로 살아 있었다.
③ 국어는 지금도 변하는 중
'어리다'는 중세에는 '어리석다'라는 뜻이었다(뜻의 이동). 새 물건과 함께 새 말이 태어나고(누리집, 댓글, 누리꾼), 안 쓰는 말은 사라진다. 제망매가→속미인곡→지금의 한국어는 한 언어가 계속 변해 온 세 장면이다 — 지금 쓰는 줄임말과 새 말도 언젠가 국어사의 한 장면이 된다.

🌐 세상 속으로

📌 어른이 되어도 기억할 것
  1. 제망매가 — 이른 바람·떨어질 잎·한 가지의 비유, 낙구 "아아"의 종교적 승화.
  2. 속미인곡 — 두 여인의 대화체, 임=임금(충신연주지사), 달보다 궂은비.
  3. 향가(향찰)→가사(한글)는 국어 변천사 그 자체다.
💡 인사이트 — 추모에는 형식이 필요하다
제망매가는 우리 문학사에서 손꼽히는 추모의 노래다. 사람은 큰 슬픔을 만나면 그것을 담을 형식을 찾는다 — 신라인은 향가를 지었고, 지금 우리는 조사(弔詞)를 읽고 추모곡을 만들고 온라인 추모 공간을 연다. 형식은 다르지만 하는 일은 같다: 말로 다 못 한 마음을 언어에 실어 떠나보내는 것. 1,200년 전 노래가 여전히 읽히는 이유다.
💡 인사이트 — '빗대어 말하기'는 힘이 세다
정철은 "임금님, 다시 불러 주십시오"라고 쓰지 않았다. 임과 이별한 여인의 목소리를 빌렸다 — 직접 말하기 어려운 것을 다른 목소리에 실어 보내는 기술은 지금도 유효하다. 노래 가사가 사랑을 빌려 다른 상실을 말하고, 풍자가 웃음을 빌려 비판을 말하는 것처럼. 문학의 '화자(말하는 이)' 개념은 이 기술을 읽어 내는 도구다.
🏭 이 감각이 쓰이는 곳
시어 하나의 무게를 재고, 화자와 작가를 구분하고, 겉뜻과 속뜻을 가르는 훈련은 작사·카피라이팅·시나리오·편집·국어교육의 기본기다. 말의 결을 읽는 사람은 어느 분야에서든 글이 무기가 된다.

🔥 옛노래 퀴즈

문제 1 / 10점수 0 / 10

✅ 정리 — 두 노래 비교

제망매가속미인곡
작가·시대월명사 · 신라정철 · 조선(선조)
갈래·표기10구체 향가 · 향찰가사 · 한글
누구를 향한죽은 누이임금(임)
핵심 장치비유(바람·잎·가지) + 낙구 "아아"두 여인의 대화체 + 달·궂은비
정서의 끝슬픔 → 종교적 승화(미타찰 재회)그리움 → 죽어서라도 곁에(낙월→궂은비)
🔑 한 줄 요약
닿을 수 없는 사람을 향한 마음을, 하나는 불교의 언어로(제망매가), 하나는 사랑의 언어로(속미인곡) 노래했다.

자가 점검

약점 태그

국어:제망매가국어:속미인곡국어:향가국어:가사국어:중세국어
➡️ 다음 제재
옛노래 다음은 고전소설 — 춘향전으로. 지문 4개와 연계 문제 16개가 기다린다.